'상한가 굳히기'로 78억 꿀꺽… 사제(師弟) 주가조작단 적발

입력 2017-10-19 18:08  

정치 테마주 등 상한가 주문 잔량 대거 쌓은 뒤
다음날 주가 오르면 파는 수법으로 5년간 부당이득



[ 황정환 기자 ] 도제식으로 운영돼온 시세조종 세력이 검찰에 붙잡혔다. 스무 명 정도의 일당이 순차적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주문을 반복해 상한가를 만들고, 장 마감 무렵에 상한가 주문 잔량을 가득 쌓은 뒤 다음날 주가가 오르면 파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이 취한 부당이득은 5년간 78억원 규모였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부장검사 문성인)은 이른바 ‘상한가 굳히기’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해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권모씨(43)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정모씨(41)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발표했다. 검찰은 해외에 나가 있는 공범 김모씨(36)에 대해서는 기소 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스승’으로 불리는 권씨와 사제지간을 맺는 방식으로 공범을 모집해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 상한가에 근접한 종목을 선정한 다음 고가매수 주문과 물량소진 매수 주문을 반복해 상한가로 올려놓은 뒤 다음날 분할 매도하는 수법을 썼다.

권씨 등 주범들이 종목을 골라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매매 지시를 내리면 제자들은 조를 이뤄 작업에 나섰다. 이를 통해 각 종목당 1억~1억5000만원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권씨는 시세조종 기술과 자신의 어록을 담은 교재를 제작해 제자 교육에 활용했다. 상한가 굳히기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이나 상한가 패턴 등 이론과 ‘실력은 계좌의 잔액이 말해준다’ ‘주식은 1초 싸움이다. 시간에 예민해져라’라는 등의 내용이 교재에 수록됐다.

조직은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조직 전체의 수익과 손실을 그때그때 정산해 수익 중 일부는 공금으로 회수한 뒤 이를 시세조종 자금으로 재투자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자가 손실을 내면 주범들이 공금으로 보전해줘서 신뢰를 얻고 조직 탈퇴를 막는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12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신정보통신 등 78개 종목의 주가를 조작해 매매 차익을 챙겼다. 범행의 ‘타깃’이 된 종목은 주로 정치인 테마주, 중소형주 등으로 모두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종목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자본시장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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